My most favorite dog, 'THE WHITE'



흰둥이가 우리 집에 온 것은 월드컵 축구가 한창이던 2002년.
8 마리 진도개를 낳은 집에서 한 마리를 선물로 주셨다.
몸집이 꼭 흰곰 같고, 털빛이 새 하얀 개였다. 
사람들은 나에게 흰둥이가 순종이냐, 잡종이냐 묻곤 하지만, 그 질문에 대해 나는 언제나 그저 내가 정말 좋아하는 개라고만 답한다.
정이 흠뻑 든 우리 흰둥이에게 순종이냐, 잡종이냐는 질문은 대단히 민망스럽고, 격이 없는 우문이기 때문이다.
내가 개를 키워보니 물론 혈통이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함께 사는 가족들이 얼마나 개를 영민하고, 자연친화적으로 키우는가가 중요하다. 
가끔 녀석과 산엘 간다. 내가 특정한 신발, 특정한 옷, 특정한 가방만 메도 녀석은 산에 간다는 마음이 앞서서인지 젊쟎던 평소와는 달리 덤블링을 할 듯 즐거워한다.
녀석이 한 살쯤 되었을 때의 일이다.   

깊은 산 속에서 녀석과 산행을 즐기고 있었는데, 갑자기 숲 속에서 큰 사냥개가 달려오더니 흐르렁거리며 나를 공격하려고 했다.
그 개의 종류는 모르겠지만, 우리 흰둥이보다 2배는 컸다.
산을 많이 다닌 나로서도 이런 경우에는 당황스럽지 않을 수 없었다.  더구나 몰상식한 그 사냥개의 주인은 저 밑에서 '물어, 물어' 라고 외치고 있었다.
그러자 그 사냥개는 더 사납게 달려들려고 했다.
그 때 흰둥이는 나를 보호하려고 사냥개와 맞섰다. 나를 중심으로 흰둥이가 사냥개를 맞서 서고, 사냥개는 흰둥이 때문에 나에게 접근하지 않았다.
흰둥이가 격렬하게 으르렁거리며 달려들자, 그 사냥개는 꽁무니를 빼고 달아났다.
사냥개 주인이 연신 '물어, 물어' 외쳤지만, 흰둥이에게 당한 그 개는 더 이상 오지 않았다.
그리고 흰둥이는 내 주위를 뱅뱅 돌며 나를 호위했고, 집으로 오기까지 내 곁에서 한 걸음이상 떨어지지 않았다.
녀석 이제는 나이가 들어 사람 머리 백발되듯, 누런 빛의 털이 늘어나 '흰둥이'라는 이름을 무색하게 하고 있지만, 그래도 흰둥이는 좋은 개다. 좋은 친구다.

이제 개에 대하여 순종이니, 잡종이니 이런 말 하지 말자.
나치의 히틀러같은  자식이 사람에게 순종, 잡종을 따져 그 많은 사람을 죽이지 않았던가?

노래 한곡 들어볼 것을 추천하고 싶다.

김민기 선생 노래중 '백구'라는 노래가 있다.

난 이 노래를 들으면 그 때 그 산 속에서의 일과 노래 '백구'가 겹쳐져서 눈물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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